앞서 쓴 글에서는 제가 기회를 보는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영역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다루려 합니다. 죄송스러운 점은 무엇을 할 것인지는 이번 글에서 다루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

2. 다른 관계가 아니라 친구

2-1. 한 달 이용료가 1만원이 넘는 메신저?

월 1~2만 원씩 내야하고 용량도 무려 수 기가바이트(giga bytes)나 요구하는 메신저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메신저 서비스하는 곳마다 조금씩 다른데 어떤 메신저는 이용 자체는 무료이지만 좀 더 원활한 이용을 하려면 소액 결제를 해야 하는데,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어떤 사람은 한 달에 3만 원 가까이 지급하기도 합니다.

네, 맞습니다. 바로 온라인 게임입니다. 온라인 게임인데 웬 메신저 얘기를 하느냐고 갸웃거리실 것 같은데, 단순히 게임을 즐기려고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 돈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온라인 게임에서 형성된 사람 관계를 관리하려고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앞선 글을 많은 사람이 게임을 하면서도 게임을 하는 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즐길 수 있다는 걸 설명 드렸습니다. 자신이 하는 게 게임인 건 알긴 하는데 “게임을 한다” 고 했을 때 흔히 떠올리는 그런 사용 양식을 보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게임이든 무엇이든 그 안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가 형성되면 새로운 정서와 문화가 생기기에 애초에 존재하는 본래 목적과 쓰임새에서 벗어난 사용자 기대가 생기는 것입니다.

2-2. 친구와 함께 써가는 이야기

그렇다면 비싸게 돈 들이지 말고 무료로 쓸 수 있는 기존 메신저를 쓰면 그만 아닌가? 의문이 들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과 관계가 맺어진 동기와 계기, 그리고 함께 정서를 형성해가는 과정. 이런 관계 맥락은 단순히 모니터 위에 뜨는 글자를 읽으며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 완전히 복제되지 않습니다.

가령, 기존 친구 중에서도 술 한잔 할 때 떠오르는 친구, 수다 떨고 싶을 때 떠오르는 친구, 진지한 고민을 나누려 할 때 떠오르는 친구가 서로 다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사회가 다채로운 것이지요. 이렇듯 게임이 계기였고 게임으로 함께 써온 두 사람의 이야기(story)는 바로 그 상황(situation)이기에 존재하는 정서(context)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쓰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게임도 있고, 술도 있고, 공부도 있을 겁니다. 저는 놀이로 친구 사이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다지도록 하려 합니다.

2-3. 친구와 함께 놀이를 즐기며 관계를 돈독히 하는 기업

저는 사람들이 자신의 친구와 더 즐겁고 가까워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만들려 합니다. 놀이처럼 재밌고 즐겁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내 친구와 함께 쓰고, 때로는 친구를 대신해서 저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자가 친구처럼 느끼도록 할 것입니다.

왜 친구냐고요? 나와 맺어진 사람 관계 중에서 왜 하필이면 친구냐고요? 내 친구는 나를 잘 아니까요. 내 친구는 믿을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도 내 친구와 함께하면 더 재밌고 즐거우니까요 .

2-4. 첫 번째 놀이 서비스

첫 글부터 지금까지 줄곧 추상에 가까운 말씀만 드려왔습니다. 머릿속에 뭔가 가득 차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풀어 나아가야 할지 정리가 덜 됐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야기를 푸는 방법을 깨달아가고, 이야기들을 좀 더 적합하도록 배열을 고쳐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글은 제가 하려는 첫 사업 아이템을 언급하는 것으로 마치려 합니다. 제가 만들려는 첫 사업 아이템은 요즘 한참 주목받고 있는 소셜 게임(Social Web Game)입니다. 페이스북(Facebook)용을 보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북미, 유럽을 비롯하여 페이스북, 트위터, 믹시 등 여러 시장을 노리고 싶지만, 지금 제가 가장 빠르게, 그리고 실행력 있게 움직이려면 뚜렷한 목적과 목표 하나를 잡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게임 “니드 포 스피드” 사진

실은 이래야 하나 저래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제 멘토분들께서 방향을 바로 잡아주셨습니다. 물론 창업 과정에서 제가 쓸 수 있는 자원이 아주 넉넉해진다면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빠르게 시제품을 내놓아서 시장을 경험하고, 협력 관계를 맺을 동료 회사들(Partners)과 움직이는 방식도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에선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아? 어떤 게임이냐고요? 소소하지만 정말 재밌는 게임입니다. 앞으로 조금씩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단순하게, 하지만 정교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에 공감하도록 하는 멋진 게임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아참, 첫 번째 사업 아이템이 소셜 웹 게임이라면 다음 아이템은 소셜 웹 게임이 아닌가? 궁금증이 일어날 수도 있을텐데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 사업 아이템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친구와 더 즐겁고 가까워질 수 있는 서비스라면 게임이 아닌 다른 무엇일 수도 있으니까요. :)


글 전체 구성

  1. duecorda 2009/11/17 16:26 답글수정삭제

    정말 재밌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풀려나올지 잔뜩 기대됩니다. ^-^;

    그런데 친구가 없는 저 같은 사람은 어떻게 게임을...

    • 한날 2009/11/17 21:55 수정삭제

      지난 번 모임에서 duecorda님께서 사람 사이 네트워킹에 대해 말씀하셨을 때, 제 가슴이 다 두근거렸습니다. ^^ 뵈면 그 얘기 해주세요. 많이 궁금해요.

      “친구”라는 관계는 정의하기 나름인 듯 합니다. 이를테면, 저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친구라고는 딱 두 명이었어요. 그 외엔 상대방이 저를 친구라고 불러도 저는 아는 사람이라고 냉정하게 부를 정도였지요. 하하. --;

      말인 즉, duecorda님께서 보시는 관계 깊이에 따라 친구 관계 수는 다를 것입니다. 분명한 건 저처럼 duecorda님께 관심을 갖고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거라는 것이지요. 이런 사람들에게 어느 날 duecorda님께서 “이거 해봤는데 재밌어요”, “이거 읽어봤는데 좋아요”, “이거 먹어봤는데 맛있어요”라고 하면, 적어도 저는 기꺼이 그걸 행할 겁니다. :)

  2. novathinker 2009/11/17 17:18 답글수정삭제

    항상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요.. 소셜게임이 기존의 게임과 다른게 뭐죠..?

    • 한날 2009/11/17 22:02 수정삭제

      social game들은 특정 장르(genre)가 아니므로 “게임”이라는 매체로 보면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향하는 바에 따라 성격이 나뉠 순 있습니다. 예를 들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퀘스트, 레이드 게임이라고도 하고, 라그나로크나 열혈강호 온라인은 커뮤니티 게임이라고도 하지요.

      소셜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현 소셜 게임이라 불리는 게임들을 보면 넌-게이머(non-gamer)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즉 게임만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게임도 할 수 있는 공간에서 “소셜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을 주 방법으로 즐기는 게임을 지칭합니다.

      여기에 게임 장르에 따라 살이 덧붙기는 하지만 저런 본질에선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지요. facebook처럼 다수 사람이 social networking을 하는 서비스가 아니면 이전 글에서 설명한 대로 대중성이 절대 부족하여 대규모/대중 사회 상호작용이 다소 무색해지고, social interaction이 없으면 사실상 social 게임이 아니기도 하고요.

      기존 온라인 게임들도 이런 social 특성을 가지고는 있지만, “온라인” 게임이기에 social이 따르는 것이지 social 자체를 목적으로 하진 않습니다.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네트워크로 다른 사람과 함께 게임을 한다는 기능 특성으로 보면 기존 온라인 게임과 비슷하긴 합니다. :)

  3. 띠용 2009/11/18 21:25 답글수정삭제

    어떤 종류의 게임을 만드실지 아직은 확실히 모르겠지만, 그게 대세가 되길 빌겠습니다.^ㅇ^

    • 한날 2009/11/19 00:46 수정삭제

      헤헤, 제가 너무 뜸을 들이죠? 실은 계속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여러 분들을 만나고 조언을 들으며 가다듬고 있어요. 어제 다르고 오늘 달라서 이 블로그에 올릴 글을 썼다가 지우고, 다 썼다가 고치고 그러고 있어요. :)

      하지만, 조금씩 제 꿈 형태를 보시는 분도 늘고 있어요. 제게 주시는 도움 말씀을 들어보면 알 수 있거든요. 멋진 서비스와 제품 만들겠습니다!

  4. 루데쓰 2009/11/18 21:48 답글수정삭제

    Django 강좌를 보다가
    1.0버전으로 업투데이트 강좌가 있나 기웃기웃거리다가,,,,
    보게됐습니다 ㅎㅎ

    저번에 맹질문 이후에 조금 쉬다가;
    다시 시작하고 있는데 역시 0.96에서 1.0 사이에는
    적어도 0.4보다는 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더군요 ㅋ

    어찌됐든 강좌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감사드리고
    창업도 글을 읽어보니 기대가 많이 됩니다.

    파이팅입니다!!!

    • 한날 2009/11/19 00:43 수정삭제

      마지막 답변이 다소 꺼끌꺼끌하게 느껴질 것 같아서 뭇내 마음에 걸렸었는데, 홀로 마구 달리시고 계셨군요. :)

      강좌를 쓸 당시 기준으로 삼았던 0.96에 비해 1.0 이상에는 아주 편리하고 좋은 기능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구조도 제법 바뀌었고요. 짬이 나면 1.x를 기준으로 더 나은 글을 쓰고 싶은데, 녹록치 않아 아쉽네요.

      변변찮은 강좌이지만 계속 도움이 되길 바라고요. ^^ django로 멋진 작품 만드시면 제게도 꼭 알려주세요. 응원 말씀 고맙습니다!

  5. 람보르모닝 2010/01/07 16:06 답글수정삭제

    왠지 매우 재미있는 게임이 나올 거 같아요 ^^

    저야 게임이라고는 서든이랑 스타크레프트정도 밖에 모르지만
    (온라인 RPG? 류의 게임은 거의 안해봤다는. 꼬꼬마때만 살짝 하고)
    소셜 웹이라는 관점에서 게임은 참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도구 같아요.

    예전에 정통부 창업경진대회에 제출해서 장려상을 받았던 기획서도 게임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가 중심이었지요.

    메신저나 문자와 다르게 게임이라는 것 자체가 항상 '경쟁'이 바탕에 깔려있다 보니 더더욱 몰입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여튼 좋은 글 보고 갑니다 ^^

    • 한날 2010/01/08 00:09 수정삭제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게임은 어찌보면 게임으로써는 다소 밋밋할 것 같습니다. ^^ 소셜을 위한 도구로 어떻게 게임을 활용할 것인지 바라보는 사람들 관점이 다양한데, 저는 사람들이 “게임”하면 떠올리는 그 무엇보다는 좀더 간단한 형태를 보고 있습니다.

      경쟁도 협업을 위한 경쟁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바와 같이 그러한 요소가 중요한데, 이를 편안하고 부담없는 정도로 잘 다듬으려 하고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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